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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er-view] “어떤 스테레오타입도 없이 저라는 사람을 봐줬으면 해요.”EP.02 Q the trumpet



발행일 : 2020 - 09 - 17






안녕하세요. 저는 Q the trumpet 이라고 합니다.



언제, 어떻게 트럼펫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사실 저는 성인이 되고 나서도 음악을 전공으로 하지는 않았어요. 중학교 때 관악부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거기서 취미로 트럼펫을 불었었죠. 음악과 전혀 상관이 없는 대학을 가게 됐고 너무 적성에 안 맞았어요. 학교에 절반밖에 안 나오는 친구들과 성적이 비슷할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경찰악대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너무나도 감사한 분들을 많이 만나서 음악을 시작하게 됐고 그때가 스물세 살이었어요.



‘트럼펫' 하면 ‘클래식에서 주로 쓰이는 악기' 라고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이러한 인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게 스테레오타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트럼펫은 클래식 악기로 태어났지만, 거기에서 발전해서 재즈라는 음악에 쓰이게 되고요. 사실은 가요의 세션으로도 많이 쓰이잖아요. 저는 좀 더 새로운 것, 재밌는 것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트럼펫이라는 악기를 힙합 음악과 일렉트로닉 음악에 접목을 시키게 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시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으신가요?



불과 며칠 전까지는 팝 요소가 강한 음악들을 많이 들었어요. Easy Life, Bruno Major 등 …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장르들을 많이 들었는데, 엊그제부턴가 갑자기 yaeji 씨의 ‘raingurl’ 이 유튜브에 뜨더라고요. 순간 “아, 역시 난 하우스였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우스를 좀 더 멋지게 해볼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생각 해보고 있어요.


[Mind combined] PeeJay, Jinbo와 함께




유명 뮤지션들의 앨범에 피쳐링으로도 많이 참여하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으신가요?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고 피처링도 하는 편인데요. 어렸을 때부터 한국 힙합의 빅 팬이에요. 그래서 힙합 앨범에 참여할 때마다 정말 설레고 좋았어요. 내로라하는 뮤지션분들이 정말 많지만, 제 인생에서 손에 꼽을 만한 사건이 하나 있는데요. 제가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에 참여했던 일이에요. 참여하게 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제가 어렸을 때 mp3 플레이어로 듣고, 유튜브로 접했던 분들의 기념비적인 마지막 앨범에 참여하게 된다는 게 상상이 안 됐어요. 당시에 제가 필굿뮤직 세션을 하고 있어서 접점이 있긴 했지만 어릴 적 추억과 빗대어서 생각했을 때 제 인생에서 너무나도 큰 기억이에요.



Q the trumpet 님에게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영향을 크게 받은 아티스트가 있어요. 장르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으로 저와 동떨어져 있기는 한데 Tyler, The Creator 요.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해 보이는 아티스트에요. 그러면서도 그 안에 디테일하게 자기만의 요소들을 잘 숨기잖아요. 저는 거기에 매료된 것 같아요. “나만이 할 수 있는 건 어떤 게 있을까?” 이런 영감을 계속 줬던 것 같아요. “나도 저렇게 특별한 일들을 좀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끔 해요. 그가 음악 외적으로의 행보들이나 예술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되게 크다고 생각이 들어요.



Soap에서 죠지, L-like와 함께




활동하는 팀이 굉장히 많으신 것 같아요. 사전 인터뷰 때도 동료들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밝히셨는데 소개 부탁드려요!



우선, 제가 소속된 크루가 하나 있어요. 저까지 여덟 명의 사람들이 속해있는 ‘CHANNEL PRIVATE’ 라는 팀이에요. 믹스엔지니어인 리더 ShahgooN 이를 필두로 보컬, 프로듀싱 등을 하는 너무나도 잘하는 친구들이 모였어요. 음악 하러 상경했을 때 처음 만난 친구들 일 거에요. ‘혼익인간' 이라는 팀인데, 시작부터 같이했던 친구들이라 소꿉친구 같은 느낌이 있어요. 언제 어떻게 같이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사람들이에요.



혼익인간의 백관우(색소폰)와 함께




관악기 연주자들이 모여서 만든 ‘슈퍼브라스’ 라는 팀도 있죠. 원래 정말 멋있는 음악을 하던 팀인데 제가 속하게 됐어요. 방송, 콘서트, 녹음 세션 등을 모두 멋있게 잘 해내고 있는 팀이에요. 제가 너무나도 공공연하게 얘기를 많이 하는 팀인 ‘스카재즈유닛'. 활동하면서 행복 에너지를 충전시켜주는 팀이에요. 자이온루즈 형과 제가 함께하는 팀인 ‘손즈오브자이온’ 도 있어요. 아직 발족식을 하지 않았지만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몸담게 된 ‘브라소닛빅밴드’ 가 있어요. 천인우 단장님을 필두로 빅밴드로서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르들을 하나씩 다 해내고 멋있는 음악을 하려고 노력하는 팀이에요. 사조직 같은 팀인데, ‘마포관악기협회' 가 있어요. ‘마관협’ 이라고 저희끼리 칭하면서 가끔 만나서 담소도 나누고 술도 한잔하고 그런 팀이에요. 사실 팀이라기보다는 정말 술 모임 같은 느낌이죠.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물론 더 많은 팀이 있지만 계속 얘기하다 보면 이 인터뷰가 내일 끝날 거에요. (웃음)



져니 프로젝트(Journey Projcet) 의 EP [1] 커버아트 이미지




마지막으로, 기타리스트 이지호 씨와 제가 함께 최근에 앨범을 발매하기도 한 ‘져니 프로젝트(Journey Project)’ 라는 팀이에요. 저랑 이지호 씨 둘 다 제주도에 대해서 갖고있는 생각이 좋다 보니까 여행의 느낌으로 앨범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냐 해서 EP를 냈는데, 작업할 때 되게 재밌었어요. 지금도 만족스러운 결과물로 남아있고 가끔 들으면 너무 기분 좋은 곡이에요.



공덕동 인더하우스에서 사클디깅클럭 공연 중인 Q the trumpet 밴드




밴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Q the trumpet 밴드는 어떤 팀이에요?



Q the trumpet 밴드는 제가 생각하는 보물 같은 사람들을 다 모아놨어요. 포지션별로 한 명 한 명 소개를 하고 싶은데요. 우선 드러머 강전호 씨는 굉장히 실험적이고 다양한 음악을 하는 거 같아요. 그러면서도 쌓아놓은 경험치를 정말 자유롭게 방출하는 사람이에요. 저희 팀에서 공연을 제일 놀면서 잘하는 친구인 거 같아요. 베이시스트 Robiq 형은 ‘Robiq’s world’ 라는 팀 활동도 하고 있고요. 이 형 또한 인지도가 굉장한 분으로 알고 있어요. 형한테 음악적으로 정말 많이 배우기는 하는데 그것과 더불어서 인성적으로도 많이 배우게 되는 거 같아요. 제가 아는 사람 중에 Top 5 안에 들 정도로 엄청나게 착한 사람이에요.



라이브 클립 촬영장에서 Q the trumpet 밴드와 연주자 친구들과 함께 Q the trumpet 밴드 : Q the trumpet(Trumpet), 하범석(기타), 이의광(피아노), Robiq(베이스), 강전호(드럼) 그리고 박기훈(A.Sax), 백관우(T.Sax)




피아노의 이의광 이라는 친구는 처음 봤을 때부터 엄청나게 번뜩이더라고요. 예술에 빠진 사람들 있잖아요. “어떻게 하면 이걸 더 재밌게 칠 수 있지, 잘 칠 수 있지?” 이런 걸 계속 생각하는 거 같아요. 그게 본인의 음악에 너무나도 잘 녹아있는 친구입니다. 제일 최근에 합류한 형인데요. 기타리스트 하범석 형이에요. 기타 하면 일단 하범석이지, 이런 느낌이에요 저한테는. 한강에서 함께 비 맞으면서 술을 마신다든지, 여행을 함께 다녀온다든지 하는 추억이 많은 형이에요. 그러면서도 음악적인 교류도 많이 하고요. 곡자이기도 하지만 보컬리스트로서도 활동하고 있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낯선'이라는 곡을 가장 좋아해요. 제가 참여한 곡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요. (웃음)



OPCD의 ‘RGB’ 에도 참여하셨어요. 소개하게 된 세 곡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설명해주세요! ‘Shut up and play’ 는 어떻게 쓰게 된 곡인가요?



Duvet 이라는 앨범을 만들 때 한창 곡을 쓰고 있을 때였어요. 왜 이렇게 내가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방안에서 움츠리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과 더불어, 앨범 때문이 아니라 삶 자체를 마냥 즐기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게 됐어요. 내가 아닌 사람들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좀 더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잘 모르겠고, 닥치고 놀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근데 분명히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할 거란 말이죠. 그런데 쉽게 얘기 못 하잖아요. 그런 고뇌에 휩싸여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분명히 많을 텐데, “모두 이 앨범을 들으면서 닥치고 죽이게 놀아줬으면…” 하는 느낌으로 쓴 곡이에요. 제가 속한 크루 ‘CHANNEL PRIVATE’ 의 XENOVIBE 라는 친구가 프로듀싱 했고, ShahgooN 이 믹스 마스터를 맡아준 곡입니다.



정규앨범 [Duvet] 커버아트 이미지




‘Everyday, I’m fine’ 의 비하인드도 궁금해요.



jaedontwave 라는 친구가 프로듀싱 해줬고 ‘등대사운드’ 로 유명한 배재한 이라는 친구가 믹스 마스터 해준 곡이에요. 이 곡에서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너무 정확히 내뱉었어요. 사람들이 매일 본인은 ‘괜찮아야 해’ 라고 위로를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사실은 안 괜찮아도 되잖아요. 한 번씩 무너져도 되고, 무너지는 김에 좀 더 쉬면서 자기 자신을 돌볼 수도 있는 건데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는 세상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스로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 자신을 몰아넣는 듯한, 가짜사나이에서 끝나지 않는 구보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걸 대변하고 싶었어요. 아, 물론 그 기조에는 제가 있었기 때문에 곡을 쓰게 됐고요. 그리고 스페셜 피쳐링에 한요한 씨가 참여했어요. 사실 요한이가 너무 바쁘기도 해서, 피쳐링을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는데. 흔쾌히 해줘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평화’ 는 어떤 곡인가요?



정규앨범 [Duvet] 의 마지막 트랙이에요. 이 곡은 사람들이 잘 모를 수 있는데… Sailli 형이 프로듀싱을 맡았고 나잠 수 형님이 믹스, 마스터 해 주신 곡이에요. 앞서 얘기한 곡까지 세 곡 전부 제가 다 좋아하는 조합들인데요. (웃음) 제가 생각하는 ‘평화’ 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앞부분부터 굉장히 기승전결이 강한 곡입니다. 초반부에 새끼동물들이 ‘짹짹' 하면서 소리 낼듯한 분위기, 후반부에는 넓은 초원에서 말들이 뛰어다닐 것 같은 분위기… 무엇이든 섭리대로 흘러가는 게 평화이지 않을까? 이것을 거스르려 하지 않고 모든 걸 내려놓고 생각하는 게 평화가 아닐까? 라는 기조에서 만든 곡이고. 절대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들 중에 하나인데요. 이 곡을 듣고, 사람들이 본인 마음속에 있는 평화는 어떤 것일지 한 번씩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좀 더 제대로 본인에 대해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 같아요 ‘평화’ 라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썼을 때. 그래서 쓴 곡입니다.



정규앨범 [Duvet] 릴리즈 파티에서




원래는 직접 파티를 기획하고 진행했다고 알고 있어요. 현 시국에 파티를 열 수 없어서 너무 아쉬우실 것 같아요.



자이온루즈 형이랑 “Pizza Jam Day” 라는 파티 브랜드를 같이 기획하고 있는데, 코로나 19가 아니었다면 아주 많은 파티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제가 되게 욕심이 많거든요 그쪽에. 디제잉을 시작하고 나서 제가 음악을 틀고 싶으니까 파티를 하는 느낌이긴 한데, 되게 재밌어요.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언젠가 우리가 파티라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다시 찾아온다면. 저는 굉장히 재밌는 파티들을 많이 기획하고 열 생각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지난 Pizza Jam Day 파티에 참석을 못 해서 아쉬웠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아, 정말 재밌었는데…! 그때 불고기디스코 형들이 왔었어요. 그 형들 공연이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공연이에요. 보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푹 빠져서 보게 되는 팀이에요. 이거 꼭 홍보해주세요!



'Pizza Jam Day' 파티 포스터




관악기 연주자로서 또는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의 목표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되게 공익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사람들이 관악기를 알아줬으면 좋겠고… 관악기 하는 사람들이 예술적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고…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아요. 관악기뿐만이 아니라 모든 아티스트 한 명 한 명이 본인의 음악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에 갇혀있기보다는 좀 더 나아가서 봐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관악기 연주자분들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못한 부분은 맞아요. 저 또한 그렇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Q the trumpet 이면서도 다른 모습도 가질 수 있지만 그 기조에는 저라는 사람이 있을 테니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봐주면 좋을 거 같아요. 어떤 스테레오타입도 없이. 그렇게 되고 싶어서 좀 더 열심히 활동하고 어떤 감정이든 같이 느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4. 행복한 마음 5. 즐거운 인생 6. 예!!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요즘 가장 중점으로 얘기를 하는 게 ‘긍정’ 입니다. 제 인스타그램 레슨 홍보 글에도 썼는데요. 힘든 현실 속에서도 분명히 좋은 마음을 가지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고 있어요. 그것에 대해 같이 고민해보고 같이 좀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마음 갖기를 바라요. Q the trumpet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Q the Trumpet의 inner-view를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Editor o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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