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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N: "창동에서 만든 우사단로 잼(JAM)" by VIANN & NOOGI






그들“다운” 음악을 담아, SAMPLE PACK “DAUN”







“DAUN”은 “We Make Music 2020: Beat Covid-19”에 이어 OPCD에서 새로이 진행하는 샘플팩 프로젝트로, 독자적인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그들”다운” 샘플팩을 제작하는 송캠프를 지원한다. 현 세대 새로운 창작 양식으로 자리 잡은 샘플팩의 제작 지원을 국내에서는 선제적으로 실시해 국내 창작자들에게 양질의 창작 자원을 제공하며, 가을께 진행될 종합 뮤직 이벤트 OPCD WEEK의 전야제 역할을 하고자 한다.







“DAUN”의 첫 번째 호스트는 프로듀서 비앙(Viann)과 베이시스트 누기(noogi)다. 밴드 플랫샵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호스트가 밴드 양반들의 키보디스트 카무디(calmoody), 기타리스트 홀라성호(hola_sungho)와 함께 OPCD 이음스튜디오에서 샘플팩 송캠프를 진행했다. 그들의 감각으로 수놓아진 샘플팩의 작업기를 공개한다.








Q. 오늘 샘플팩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V. 사실 제가 엄청나게 특별한 소스를 일부러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거든요. 그냥 항상 어울리는 걸 찾아서 해요. 그래서 그러면 샘플팩을 받아볼 사람들이 더 기분 좋은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니까, 제가 최근에 연주자들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제가 악기를 가지고 썼던 것들을 들려주면서 선물 같은 샘플팩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래서 저랑 오래 함께했고 플랫샵이란 밴드도 했던 누기랑 같이 하려 했는데, 그러다 보니 더 욕심이 생겨서 건반 연주자 카무디랑 기타 치는 성호까지 같이 하게 됐어요. 잼(jam) 식으로 연주하면서 새로운 곡을 만들고, 그걸 또 새롭게 쓸 수 있도록 샘플로 만드는 식으로 작업을 했어요.


N: 저는 어쨌든 샘플팩을 만드는 작업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냥 가서 재밌게 연주하면 되는구나’ 하고 와서 재밌게 연주했고요. 잼 식으로 돌아가는 거다 보니까 다른 연주자들이 제가 생각하지 못한 연주들도 해주고, 저도 그걸 듣고 반응하고 하면서 재밌게, 순조롭게 작업이 됐던 것 같습니다.







Q. 비앙 님께선 과거 인터뷰에서 가상악기를 잘 안 쓴다는 이야기를 하신 바 있고, 오늘 역시 리얼 세션과 함께 작업을 진행하셨습니다. 리얼 세션과의 작업을 선호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V: 사실 그렇다기 보다는 작업을 오래 하면서 스타일이 계속 바뀌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는 흔히 부르는 샘플링 위주의 음악을 했고, 가상 악기는 썼지만 보통 저한테 맞는 것 하나 정도밖에 안 썼어요. 그 후에도 대단히 많은 가상악기를 구매해서 쓰진 않았고. 가상악기가 필요할 때 누기 같은 친구를 만나게 돼서 오히려 더 안 쓰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가상악기를 쓰긴 쓰죠. 예를 들면, 일종의 샘플링인데 통상 샘플링을 가져다 쓰는 방식이 아니라 기타 연주자가 친 거를 샘플러에 넣고 그걸 연주해서 신스처럼 쓴다든가. 그런 작업 방식이 저는 좀 더 샘플링의 어떤 전통처럼 느껴지거든요. 샘플링이라는 게 되게 재밌는 작업이고,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는 작업인데, 그거를 제가 다른 방식으로 해보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네요.


Q. 말씀해주셨듯 샘플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프로듀서인데, 샘플링만의 매력이 있다면?


V: 제 기준으로 얘기하면, 힙합-R&B에서 흔히 말하는 샘플링은 80~90년대에 나왔던 좋은 소울 음악의 좋은 연주 구간을 잘라서 조금 변형하는 방식인데, 그런 방식도 있지만 예를 들어 아름다웠던 원곡을 굉장히 힙합스럽게 바꿀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렇게 변화하는 게 되게 재밌는 건데… 모르겠어요. 과학적으로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이상하게 더 좋아요. ‘분명히 여기서 나온 건데 왜 이렇게 다른 노래 같지?’ 하는 생각도 들고. 초등학교 때 과학 실험할 때 느끼는 것 같은 그런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Q. 샘플을 재가공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


V: ‘지금 만드는 곡과 어울리게 만든다’가 기준이겠지만, 글쎄요 그렇게 막 대단한 틀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한 가지 제가 설명을 하고 싶은 건, 이게 제가 누기랑 DAUN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인데, 베이스 악기를 연주한 걸 샘플로 건반에 심고 피치를 바꿔서 연주를 하면 진짜로 연주자가 연주한 것 같거나 ‘연주자가 연주한 건데 조금 다르네?’라고 느낄 만한 뭔가를 만들 수가 있어요. 이번에 이 샘플팩 프로젝트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도 이런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Q. 누기 님은 베이시스트로서 솔로 작업과 세션 연주는 물론, 카무디, 성호 님과는 밴드 양반들을 함께 하고 계시고, 비앙, DAUL 등 프로듀서와의 협업까지 다양한 작업을 해오셨는데, 작업 별로 느낌이 다른 부분이 있나요?


N: 저는 크게 두 가지였던 것 같아요. 베이스가 필요해서 불려간 경우에는 그냥 기본을 지키다 오는 편이고요. 그렇게 기본을 지켜야 되는 연주가 있다면 또 제가 마음대로 해도 되는 연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특히 비앙과의 작업에서 다른 부분이 있다면?


N: 세션이 필요해서 연주하러 갔을 때 제가 기본을 지키는 연주보다는, 항상 새로운 시도나 연구를 계속 하고 싶게 만드는 음악을 던져줬던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기서 이렇게 해야만 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런 기준을 계속 깨는 작업을 해왔어서 형과 작업할 때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Q. 오늘 작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V: 저랑 누기랑 카무디, 성호. 이렇게 넷이 잼 형식으로 곡을 만들어서 이걸 샘플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하는데요. 제가 리듬과 드럼을 맡아서 하고, 나머지 친구들이 그에 맞게 호흡하면서 연주를 해줬어요. 그런 식으로 세 곡 정도 작업을 했어요. 두 곡은 통으로, 하나는 한 명씩 나눠서 한두 파트씩 계속 쌓아가는 식으로 녹음했고, 이걸 쓰기 편하게끔 샘플팩으로 만들려고 생각 중이에요. 악기 별로 따로 수음을 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통으로 가져다 써서 타이밍만 바꾼다든가 할 수도 있겠지만, 새로 조합을 해서 건반 하나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거고. 제가 최근에 가오가이, 키츠요지 두 명의 래퍼와 [꼼짝 마]라는 힙합 앨범을 냈는데, 그때 그렇게 악기 연주를 샘플링으로 쓴 것들이 있어요. 누기가 저랑 작업할 때 쳤던 베이스 샘플이나 저작권 없는 베이스 연주 샘플을 제가 원하는 멜로디로 연주처럼 만든 건데, 이런 방식이 있다는 걸 누기랑 같이 프랑스 전자음악 듀오 저스티스 노래를 듣다가 알았어요. "이거 베이스 연주 아냐?" 하고 물어봤는데, 분명 연주 소리인데 손이 말이 안 된다고 했어요.


N: 손이 두 개 이상이어야 가능한 그런 연주였어요.


V: 그러면 이건 베이스를 연주해 놓고 샘플링으로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들었구나- 를 그때 알았어요. 그래서 그런 방식으로 작업을 해봤는데, 소리도 내가 원하는 대로 나고 멜로디도 내가 원하는 대로 나서 이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이런 식으로 오늘 저희가 작업한 것들도 완전히 새로운 곡으로 만들 수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들어요. 방법도 알려줬으니 충분히 할 수 있고, 프로듀서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재밌는 놀이를 알려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N: 연주를 하는 입장이라 불공평하다는 기분이 들거든요. (웃음)







Q. 비앙 님께서 작업하신 곡들을 들어보면 소리 자체부터 질감이 다르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어요. 수민 님 같은 경우 “진짜 전투적이고 음악적으로 드럽다. 비트 자체가 되게 꾸덕꾸덕하다”는 코멘트를 하신 바 있기도 하고요. 그러한 특징에 원천이 있을까요?


V: 아무래도 정신적인 부분 같아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제가 음악을 만들고 창작에 임할 때 왠지 남들이랑 다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거든요. 그런 각오를 종종 까먹을 때도 있지만,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남들이랑 다른 거 해봐야지', '전에 안 해봤던 거 해봐야지' 하고 생각하면 그대로 가는 것 같아요. 당연히 제가 오랫동안 들어온 음악적 취향이 반영되겠지만, 그런 생각을 항상 해왔으니 그 취향도 남들이랑 달랐을 것이고. 남들이랑 다르길 원하고, 남들이랑 다르게 사람들이 느낀다고 하니 되게 잘 한 거겠죠?


Q. 누기 님의 경우 6현 베이스를 사용하시는 게 눈에 띄었어요. 6현 베이스를 사용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N: 사실 6현을 써야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건 형을 만나고서거든요. 저도 되게 전투적이고 충격적인 사운드를 항상 추구하는 편이라서. 썬더캣을 많이 듣기도 하고요. 어쩌다가 6현 베이스를 만져봤는데, 이제는 6현이 없으면 불편한 지경이 왔어요. 6현을 메인으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고, 안 어울리는 데가 어울리는 곳보다 훨씬 많아서 괜찮으면 항상 쓰려고 하고 있어요.


V: 베이스가 두 대인데, 하나는 5현이고 하나는 6현이에요.







Q. DAUN의 공식 질문. 비앙 "다운" 것, 그리고 누기 "다운" 것은 무엇일까요?


N: 저는 쉽습니다. 최근에 밴드를 하면서 저의 심리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많은 부분들이 깨지고 있어요. 내가 과연 어떻게 하는 게 만족스러운 작업이, 연주가 될까를 항상 생각하는데, 그냥 의심 없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나를 받아들이는 게 나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다운 건 그냥 아무 메이크업이나 꾸밈없이 솔직한 게 저다운 것 같습니다.


V: 비앙다운 거... 글쎄요. 전에 말씀드린 것과 되게 비슷한 것 같아요.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중학생 때도 학교가 두발 자유학교여서 그때부터 괜히 머리 기르고 다니고, 불량학생은 아니었지만 그냥 남들이랑 다르고 싶었거든요. 잘생긴 애들이 있다면, 나는 잘생기진 않았으니 머리 길러서 쟤네랑 좀 다른 거 하고 싶고. 음악할 때도 듣기 편하고 상업적으로 잘 되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근데 그 사람들이 별로라서가 아니고, 그 사람들도 멋있지만, '나는 그렇게 상업적으로 성공 안 해도 괜찮으니 다른 걸 하고 싶어'라는 이상한 기질이 항상 생기는데, 그런 거에서 저다움이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그런 사람으로 바뀌었겠지만요. 예를 들면 진보 형. 진보라는 아티스트도 저랑 되게 같은 정신을 갖고 있거든요. 남들이랑 다른 거 하고 싶고, 그래서 본인을 아예 "SuperFreak"이라고 부르는. 아무래도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다르고 싶은 욕구가 그런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렇게 ‘비앙다움’으로 나타난 것 같아요.


Q. 오늘 작업한 샘플팩에 제목을 붙인다면?


V: 우리 4명의 공통점이 너무 방대한데... 용산구 이태원동 잼? 우사단로 잼.


Q. 두 분이 우사단로에 사시니까?


V: 네. 저희도 이태원동에 살고, 누기, 카무디, 성호가 같이 하는 밴드 양반들 작업실도 이태원동에 있어서 근방에서 자주 보는 것 같아요. 저희 집에서도 많이 봤고.


Q. 그러면, 창동에서 만든 우사단로 잼.


V: 네. 너무 좋네요.


Q. 마지막으로 창작자들이 이 샘플팩을 어떻게 활용했으면 좋을 것 같나요?


V: 진짜 좋은 곡을 만들 수 있는 어떤 포인트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어느 순간 딱 이게 떠올라서 이걸 쓰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거 못하겠어, 뭔가 부족해, 악기가 필요해- 할 때 이 샘플팩을 뒤져서 해결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쓸 수 있을 것 같고요. 가공을 어떻게 하는지까지는 신경을 안 쓸 테지만, 이걸 가지고 되게 재밌게, 말 그대로 즐겁게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N: 내가 연주를 했지만, ‘이게 내가 내가 친 거라고?’라는 인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 사람도 그 샘플에 대해서 만족이 있었기 때문에 가공하려고 노력도 했을 거고, 그러면서 도움도 됐을 테니까. 그런 충격을 받고 싶은 기분입니다.







Credit


Musician VIANN, NOOGI

with CALMOODY, HOLA SUNGHO


3D Designer MOON SEUNG HYEON



OPCD


Director KIM KANGHOON

Designer KIM JEONGYEON

Photographer AHN HEEJIN

Video Director CHOI KANGHOON

A&R CHOI HARIM

3D VFX JANG DA VIN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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