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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er-view] “다양한 것을 하는 하나의 예술인으로Cimona 를 봐 주셨으면 해요.”EP.05 Cimona



발행일 : 2020 - 12 - 10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음악과 영상을 하고 있는 Cimona 라고 합니다.



Cimona 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Cimona’ 는 주로 유럽에서 쓰이는 여성 이름으로 알고 있었는데, 언젠가 듣고 매우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에 제 예명으로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머릿속으로 되뇌다 보니 꽤 괜찮은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특별한 의미는 없죠. (웃음)



어떤 음악과 영상을 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아직 제가 어떤 음악 어떤 영상을 하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보고 듣는 걸 기준으로 했을 때 좋다고 느껴지는 걸 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작하게 된 분야는 무엇인지, 그리고 계기는 어땠나요?



음악은 학창시절 노래방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음악이 먼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좋았고 감정을 토해내는 게 좋았고 또 친구들이 칭찬해주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음악은 굉장히 일찍 시작한 거고요.

영상의 경우에는, 제가 시각적인 자극을 굉장히 좋아해요. 영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자극에 관심이 쏠렸던 것 같습니다. 멋진 영상이 주는 긴장감과 쾌감이 너무 좋더라고요. 성인이 다 되어서부터 영상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의 Cimona




발표한 노래 속의 화자 대부분이 본인이신 것 같아요. 보통 일상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하시는 편인가요?


네, 화자가 대부분 접니다. 아직은 저 스스로 제가 어리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사랑이나 우정, 슬픔 같은 거대한 것들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하기는 게 꺼려지더라고요. 제 일상에서 드는 생각들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가사도 무겁게 쓰지 않으려 하고 단어 위주로 메모해놨다가 그 단어를 중심으로 펼쳐나가는 편이에요. 가볍게 생각나는 대로 다 쓰다 보니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단어들도 메모장에 많이 쓰여 있고요. 음악을 즐기고 싶은데, 내용이 무거워지다 보면 음악을 창작하는 과정도 무거워지는 것 같아요. 물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좋은 예술창작물이 나오는 것이겠지만 아직 제게는 부담스럽고 무겁고 힘든 것 같아요.




‘Zero (Prod. 78chan)’ MV 중




그렇다면 작업 루틴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요.



제가 악기를 하나도 다룰 줄 몰라요. 그리고 화성학이나 이런 이론적인 지식이 하나도 없습니다. 주로 제가 가사를 쓰고, 보컬 멜로디를 짜고 그걸 주위 프로듀서분들에게 던지는 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져요. 그래서 제 주위 프로듀서분들이 많이 고생하고 계시죠.



작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새로운 싱글이 나올 때까지 텀이 꽤 길었던 것 같아요. 발매할 때 신중히 하는 편인가요?



발매에 대한 욕심이 크게 없었던 게 가장 큰 요인인 것 같아요.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꾸준히 하고 싶지만, 전업 뮤지션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거든요. 그러다 이번에 '포크라노스' 라는 좋은 유통사를 만나게 됐고, 3~4개월에 한 번씩 발매하기로 해서 앞으로는 꾸준히 낼 계획입니다.




11월 19일에 발매한 다섯 번째 싱글 < 땐스! > 커버아트 이미지




최근에 발매한 싱글 ‘땐스!’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땐스!’는 여태까지 발매했던 곡 중에 거의 유일하게 밝은 곡이에요. 춤을 못 추는 사람도 음악에 맞춰서 몸을 흔들고 싶을 수 있잖아요.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고요. 춤은 못 추지만 음악에 맞춰 몸을 자유로이 움직이고 싶은 생각에 관한 곡입니다.



제목이 ‘댄스!’가 아니라 ‘땐스!'인 이유가 있을까요?



‘댄스!’가 아니라 된소리가 들어간 ‘땐스!’인 이유는, 어른들이 보통 ‘땐스’라고 발음하시잖아요. “땐스 한번 해봐라.”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땐스’라고 들으니까 굉장히 잘 춰야겠다,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줄어드는 것 같더라고요.



노래할 때의 톤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들려요. 현재의 음악 스타일은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평상시에 즐겨 듣는 음악도요.



감사합니다.

현재 음악 스타일은 여러 흑인 음악들을 들으며 자란 경험들 때문에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런 것들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루브가 좀 있는, 소울 알앤비 계열의 음악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평상시에 즐겨듣는 음악은 항상 변하는데 요즘은 ‘Jordan Rakei’ 의 ‘Groove Curse’ 앨범이나 ‘Stevie Wonder’의 ‘Innvervisoins’ 앨범을 듣고 있습니다.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과 가장 부합하는 곡은 어떤 곡이라고 생각하나요?



‘Zero’ 라는 곡이 있어요. 제 두 번째 발매 곡이라 지금 들어보면 가사나 보컬 멜로디가 아쉬운 부분이 좀 많지만, 트랙이나 곡 분위기 적으로 제가 좋아하고 또 추구하는 것과 가장 부합하는 것 같아요.



Cimona 님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가치가 있을까요?



가치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상에서 찾는 재미입니다. 대단하게 재미나거나 신기한 일들은 자주 일어나지 않지만, 우리 일상은 말 그대로 매일 반복 되잖아요. 그 안에서 사소한 것들에 재미를 느낀다면 더 자주 웃고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Zero’는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때 그 상황을 곡으로 희화하면 어떨까 하고 쓴 곡이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의 경우에도, 업무로 친구와 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보낸 시간이 많을 때 이 지루하고 고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재미를 찾자고 이야기하며 쓴 가사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노력해볼 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네요.



음악을 먼저 시작했다고 하셨는데, 후에 시작한 영상 활동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아직 제 음악과 영상이 서로 대단히 영향을 미치거나 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가 가기 전 12월부터는 두 요소를 버무릴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제 뮤직비디오를 제가 기획하는 중이거든요.

저 스스로 제 음악을 시각적으로 구현할 방법을 깊게 고민하는 시도가 거의 처음인데, 사실 진작에 했었어야 하는 일인 것 같아요.




ASSEMBLESTATION 2020 FALL [EXODUS]




YOON JI Choreography < About Love > #01 'ENCOUNTER'




이제부터 영상 관련 질문을 드릴까 해요. 최근에는 어떤 작품들을 선보이셨나요.



‘ASSEMBLESTATION’ 이라는 굉장히 재밌는 컨셉을 가진 의류 브랜드의 컨셉 영상 작업을 했었고요.

안무 영상 작업도 하나 했습니다.




Yancey Club 에서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비주얼 퍼포먼스




VJ로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주로 하셨나요.



2020년에는 VJ로서의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이전에는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비주얼 퍼포먼스를 해왔습니다.

전문 미디어 아티스트나 전업 VJ분들처럼 대단한 기술을 가진 게 아니었기 때문에 직접 제작한 그래픽 영상을 음악에 맞춰 플레잉하고 효과를 주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조금 더 나아가서 오래된 브라운관 티비를 매체로 브이제잉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컨트롤 하는 영상들이 LED 화면이나 빔프로젝터가 아닌 낡은 브라운관 티비에서 플레잉 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브라운관 TV로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을까요?



이걸 할 때쯤에 지냈던 지역에서 브라운관 TV를 아주 싼 가격에 구할 기회가 있었어요. 이거 영상도 송출할 수 있겠다, 외관도 특이하겠다, “한번 해보자”해서 하게 됐습니다.



브라운관을 활용한 ANALOG GLITCH




바로 이전에 출연하셨던 ‘D’allant'의 뮤직비디오도 여러 번 작업하셨던 거로 알고 있어요. D’allant 와는 어떻게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달란트와는 클럽에서 알게 돼서 인연이 됐고 조금씩 이것저것 하던 작업물을 달란트가 좋게 봤어요.

저에게 마음대로 만들어도 좋고, 소위 말하는 B급, 병맛이든 상관없으니 뭐라도 만들어보자는 식으로 작업을 해서 결과물이 나오게 됐죠.



컨셉도 워낙 독특해서 작업 과정이 굉장히 재밌었을 것 같아요.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을까요?



네. 굉장히 재밌는 작업이었어요. 살짝 TMI 이긴 한데, 제가 그때 정말 아팠어요. 응급실도 실려 가고 그럴 때여서, 촬영도 몇 번이나 딜레이가 되고, 장비 렌탈샵 앞에서 쓰러지기도 했었어요. 그렇게 엄청 힘들게 뮤직비디오가 나왔어요. 지금 돌아보니까 그때 결과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B급 감성 작업물이다 보니까 부끄러워하기도 했었는데, 몇 년 지나고 보니까 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디렉터로 참여한 D’allant의 ‘JUPITER’ MV 중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이 공간도 Cimona 님께 특별한 공간이라고 알고 있어요. ‘딥숲'이라는 공간, 그리고 팀을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딥숲은 기획자 한 명과 저를 포함해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 두 명, 총 세 명이 만든 문화단체이자 공간입니다.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기보다, 일종의 태스크포스 같은 느낌입니다. 같이 할만한 일이 있으면 모여 함께 업무를 분담하는 식이죠.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문화재단이나 구에서 운영하는 축제, 프로그램 기획과 더불어 힙합공연 기획과 운영을 유독 많이 해왔습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저희를 행사나 축제를 운영, 기획하는 팀으로 보는 분들도 계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가 표면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굉장히 다양하고 연관성 없는 일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작업물들을 보던 중, 크레딧의 꽤 다양한 파트에서 Cimona 님의 이름을 발견했어요. 더 넓혀가고 싶은 영역이 있다면?



영상에서 크레딧에 제 이름이 많이 올라간 건, 그 부분을 담당할 사람이 저밖에 없었기 때문이고요. 그렇지만 그런 부분들에 대해 욕심이 굉장히 있는 편이에요. VFX아티스트나 컬러리스트가 되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게 좋은 것인지, 좋지 않은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표현 수단이 여러 가지인 점이 굉장한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도 창작 활동을 할 때 어떤 시너지가 있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궁금해요. 또 오히려 어려운 점이 있다면 듣고 싶어요.



시너지는 아직 잘 모르겠고요. 아직은 그저 두 가지 일을 하는 느낌이에요. 바로 떠오르는 건 어려운 점이네요.

누군가는 영상에 집중해 전문가가 되어있고 누군가는 음악만을 해서 멋진 앨범들을 발매하고 있어요. 저는 두 가지를 다 하고 싶어 둘 다 붙잡고 있긴 한데, 두 분야 모두에서 전문가라고 보기 힘든 것 같아요. 그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고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도 제가 납득할만한 수준의 전문지식이나 성취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두 가지를 하려다 보니 시간도 부족하고요.



요즘은 부캐의 시대잖아요. Cimona 님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지만 하나의 이름을 쓰고 계시네요.



네. 음악인이면 뭔가 화성학 지식이 뛰어나고 악기를 잘 다뤄야 할 것만 같은, 영상인이면 모든 카메라와 렌즈를 다룰 줄 알고 장비에 대한 지식이 많아야 할 것만 같은 그런 부담감이 무거워요. 또 워낙 다양한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제가 만약에 몇 년 뒤에 음악을 그만두거나, 영상을 그만두거나 했을 때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게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거든요. 음악인이면 음악을 그만두는 게 이상하지만, 원래 그냥 여러 가지를 하는 사람이었으면 이상할 게 없잖아요.

그래서, Cimona 는 음악인이나 비디오그래퍼가 아닌 다양한 것을 하는 하나의 예술인으로 인식되면 좋겠습니다.




Cimona 의 ‘어디로 가야 하는가' MV 중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커리어를 넓혀 가고 싶은지 궁금해요.



사실 저는 제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제가 느끼기에 좋은 음악, 좋은 영상을 지치지 않고 만들고 싶습니다. 지치지 않는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 같아요. 저한테는.

그리고, 제가 재미있어하는 감성 포인트가 아티스트로서의 컨셉과 정확히 결부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요.

그 감성 포인트가 뭐냐면, 단순히 ‘B급’ ‘병맛’ 이 아니라 “이 사람 진심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것들인데요. 아 말로 설명해 드리기 굉장히 어렵네요. 대중이 봤을 때 "이게 뭐야" 하면서 물음표를 던지게 하는, 저는 그걸 그냥 '어이없다 부르거든요.

상황에서 좀 벗어나는데, 부담스럽지 않고, 약간 귀엽고, 좀 이상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을 음악, 그리고 특히 영상에서 담고 싶어요. 그게 하나의 장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를 보고 계실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음악이 됐든 영상이 됐든 결과물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계속 좋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겉으로든 마음속으로든 응원해주시면 저에게 큰 힘이 될 거 같네요.



Cimona의 inner-view를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Editor o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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