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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M2020 큐레이션 #6 RED KEEF




“두 가지 포인트가 재미있었어요. 먼저 마디와 구성 면에서 밀고 당기는 포인트가 있었고, 전반적으로 사운드 측면에서 확실히 듣는 재미가 있었어요. 여러분들도 이 부분을 참고해서 “0%”를 들어보시면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추천 박습니다.” - 기린 -




 




매트릭스, 멋진 신세계, 그리고 1984



Photographer : KIM SIN YOUNG




< WMM 2020 : Beat Covid-19 > CONTEST


호스트 기린 & 유누가 선정한 뮤지션 ‘RED KEEF’


2020년 조지 오웰의 소설과 동명의 제목인 EP [1984]을 발표하며 데뷔한 레드 키프(RED KEEF)는 디스토피아 콘셉트와 현대적인 사운드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추구해왔다. [1984]에서는 허성현(Rose de Penny), STEEPY(스티피), H:SEAN(허션)과, 그리고 싱글 [CASKET]에서는 Chamane(차메인)과 합을 맞추며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그가 두 번째 EP [% (PERCENT)]의 타이틀인 “0%”를 WMM을 통해 선공개한다. XV1S1ON(엑스비젼) 크루의 수장이자, 사운드 엔지니어, 아트워크 디자이너까지 전방위적 아티스트로 성장한 그의 일대기에 주목해 보자.




 



#01 2018


“너는 꼭 음악을 해야 해”



RED KEEF [1984] 아트워크



레드 키프님은 사운드클라우드 활동은 물론, EP를 한 장 발매하진 적이 있죠. 음악을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음악을 직접 한 지는 2년 반이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고등학교 때 랩 동아리에서 찬조 공연을 다녔어요. 거기서 차메인 형도 만나고요. 어쨌든 음악을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한 친구가 “너는 꼭 음악을 해야 해”라고 일주일 동안 설득을 했어요. 그래서 휴학 기간 많은 사람들과 만나면서 색깔도 잡게 되었구요.



확실히 [1984], WMM 선정곡을 보더라도 레드 키프님이 추구하시는 음악이 ‘눈으로’ 보여요. 단순히 사운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제의식이나 콘셉트, 그리고 가사까지도요.


디스토피아,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 종류의 비트에서 세련됨을 느끼는 것 같아요. 특이하고 변주가 많은 비트요. 사운드클라우드 활동 시절보다는 앨범 발매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이런 방향이 잡혔죠.



레드 키프라는 활동명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찬조 공연 시절 랩네임이 필요하다고 해서 지었어요. 당시 한창 Chief Keef 뽕에 취해있었죠. (웃음) “Love Sosa”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색깔을 더해서 RED KEEF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사실 당시에는 빨리빨리 지은 거라 별로였는데, 지금은 마음에 들어요. 이름의 가치는 제가 만드는 거니까.




 



#02 2018 ~ 2020


K3V1N과의 만남, XV1S1ON의 시작




XV1S1ON 로고




작업하실 때 함께하는 분들이나 크루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프로듀서 K3V1N(케빈) 님은 거의 모든 작업물에서 함께할 정도예요.


케빈은 중학교 때부터 알았던 친구였는데 21살 때 다시 친해지게 됐어요. 작업 스타일이 저랑 아주 잘 맞아요. 저는 항상 스토리보드를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앨범 작업을 시작하는데, 케빈에게 전달하면 원하는 대로 딱 만들어오죠. 완전 친하고,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어요. “너랑 작업할 때가 제일 시너지가 잘 나와”라고 말할 정도니까요.



XV1S1ON(엑스비젼) 크루는 어떻게 결성된 건가요?

맨 처음 저를 설득했던 친구와 두 명이 함께하기로 했는데, 케빈이 연락이 왔죠. 이런 식으로 규모가 커지다가 WMM 싱글 “0%”에 참여한 WÉREMA(웨레마)도 함께하게 됐어요. 지금은 총 일곱 명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엑스비젼은 “우리의 비전은 미지수(X)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지었죠.




 


#03 2020.12.18


< WMM 2020 >




“곡에 의문이 하나 들었어요”




<WMM 2020 : Beat Covid-19>에 당당히 선정되셨습니다. 어떤 이유로 호스트들의 픽을 받으신 것 같나요?


일단 사운드가 특이하고,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서 뽑혔다고 생각해요. 세련됨도 있고요. 기린 님도 비트와 맞게 랩을 잘한다는 피드백을 해 주셨거든요. 그리고 믹스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요. 그리고 선정곡인 “Myself” 비트에 변주가 되게 많아요. 그런 사운드적 긴장에도 자연스러움이 있는 곡인데, 특이한 매력을 잘 알아봐 주신 것 같아요.




기린님이 선정 영상에서 “Myself”의 소리 없는 뒷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의도된 부분인가요?


믹스할 때 딜레이 플러그인을 썼어요. 그런데 왠지 모를 이유로 추출하면 뒷부분에 빈 소리가 길게 붙어서 나오더라고요. 원래는 다시 잘라서 파일을 업로드해야 되는데 깜빡했죠. 즉,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웃음)




 



#04 2021.01.15


에잇볼타운에 가다!




훈훈한(?)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paradog3000님과 호스트분들을 만나러 압구정에 있는 에잇볼타운(8balltown) 레이블에 직접 방문하셨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두 분을 처음 만났는데, 친한 동네 형 같은 느낌이었어요. 담배도 같이 피우고. (웃음) 2021 한국힙합어워즈 올해의 레이블/크루 후보에 오른 곳이라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새로웠죠. 방문했을 때 재규어 중사, 미노이님 등 다른 아티스트분들까지는 보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기린, 유누님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었나요?


인터뷰 영상을 찍은 후에 각자 음악을 들려드리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는 곧 발매할 [% (PERCENT)]를 들려드렸고요. 이번 앨범 사운드가 굉장히 다양한데, 사운드가 풍성하다는 칭찬을 들었습니다.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잘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05 2021.02.02


프로필 촬영




프로필 촬영 현장




사진이 레드 키프님의 세계관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초록색 배경과 선글라스도 그렇고 영화 <매트릭스> 같기도 하고요.


프로필 촬영은 의상 준비 때부터 미래에서 온 인간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최대한 세련되게 보이기 위해 고글을 착용했고 영화 <매트릭스>의 복장(가죽 코트, 선글라스)을 오마주하여 의상을 선택했죠. 또 조명은 형광 초록색, 배경색은 회색을 주문하여 앨범 전체적인 분위기와 색깔을 맞췄습니다.




프로필 사진으로 이번에 직접 아트워크를 만드신다고 들었습니다. 한편으로 본인과 동료 아티스트분들의 3D 아트워크를 제작해 오시기도 했고요.


아트워크에도 욕심이 많아요. 어도비 디멘션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아트워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에서 캐드를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이와 비슷하게 독학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앞으로 3D 디자이너의 꿈도 함께 가져갈 계획입니다. 멜론에 RED KEEF를 검색하면 그래픽 디자이너 이력이 몇 개 있어요. (웃음)




 



#06 2021.02.14


“0%”



“신기하게도 지금은 공황장애를 극복했어요”




“0%”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제목이에요. 공황에 빠진 정신적 상태를 비유했다고 간략히 설명해 주셨는데,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작년 3월부터 1년 정도 걸려서 만든 곡입니다. 강박증이 엄청 심했을 시절이 있었어요. 휴학 기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집념이 있었고, 그때가 “0%”를 만들기 시작한 시점이었죠. 당시 호흡곤란까지 오더라고요. 침대에 있어도 숨이 차고. 결국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는데, 다행히도 복학 후 생각보다 음악 작업이 잘 병행되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하게 됐어요.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당시에 무척 힘들었죠.



곡에도 스토리뿐만 아니라 주관적인 ‘경험’이 잘 드러난 것 같아요. 축축한 분위기와 목소리를 사운드적으로 wet하게 표현하셨더라고요.


가사에도 거의 절망밖에 없어요. 딱 그 당시의 상황을 담으려고 노력했고요. 수백 번 녹음을 거쳤고, 영어 잘하는 친구인 Sean(션)을 섭외해서 나레이션도 땄죠. 이번 뮤직비디오에도 원하는 감정이 잘 담기길 기대하고 있어요. DPR IAN의 ‘So Beautiful’처럼.




 



#07 2021.02.26 ~ 2021.03.01


뮤직비디오 촬영




“이런 스케일의 촬영은 개인적으로 처음이었어요”




무려 도합 3일 동안 로케이션 촬영과 수중 촬영을 이어나가셨죠.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26, 27일을 경상북도 김천에서 1박 2일로 촬영을 했어요. 당시 개인 스케줄까지 갑자기 몰려서 많이 힘들었죠. 전날 제주도를 다녀와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맥주 마시면서 집중력을 유지했죠. 이동 시간도 그렇고, 새벽 촬영이라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함께 갔던 웨레마와 션도 고생 많이 했어요. 집 가고 싶다고 말하고. (웃음) 아침에 숙소에 도착하니 저는 거의 기절하다시피 했죠. 그래도 대기하는 동안 감독님과 스태프분들이 배려를 많이 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수중 촬영도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촬영 전 몸을 가라앉히기 위해 호흡 연습을 했어요. 폐에 공기가 차 있으면 가라앉지 않거든요. 처음에는 제가 물을 안 무서워하는 줄 알았는데 눈, 귀 코로 물이 막 들어와서 당황스럽더라고요. 그래도 관계자분들이 최대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연기가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을 진짜 많이 하게 해주셨어요. 그래서 촬영이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됐죠.




 



#08 2021.03.06


EP [% (PERCENT)]




[% (PERCENT)] 아트워크, 트랙리스트




이번 싱글인 “0%”는 [% (PERCENT)] 앨범에 앞서 선공개되는 싱글이기도 하죠. 모든 트랙명이 %로 통일되어 있는 등 강한 콘셉트를 표방하고 있는데, 어떤 과정에서 탄생했는지 궁금해요.


차일디쉬 감비노(Childish Gambino)의 [3.15.20] 앨범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그러던 중 케빈과 ‘%’라는 콘셉트를 잡았고, 0%부터 100%까지 저의 이야기를 녹여낸 앨범이 만들어졌죠. [1984]보다는 사운드가 다양하고, 대중적인 트랙도 섞여 있는 앨범이에요.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트랙들이 있나요? 온전히 숫자만으로 곡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WMM 선정곡 “Myself”는 “100%”라는 제목으로 아웃트로 트랙으로 배치했어요. “7.17%”라는 곡은 여자친구와 처음 만난 날이에요. 이별 노래인데,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는 비하인드가 있죠. 처음 도전해본 대중적인 사랑 노래입니다. (웃음) 그리고 선공개곡과 비슷하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25%”, “30%”가 있어요. 또 “50%”라는 클럽 풍의 신나는 곡도 포함했어요. 후반의 “66%”, “99%”는 재능과 자신감을 표현한 곡들이고요. 요즘 주목받고 있는 030이라는 프로듀서도 참여했습니다. 자아를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기반으로 기승전결과 대중성, 예술성을 고루 담았어요.



콘셉트가 강하고 레드 키프님이 생각한 그림이 분명하다면 피처링을 맡기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가끔 곡이 중구난방으로 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데 [% (PERCENT)]도 [1984]처럼 많은 피처링진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일단 많은 사람들과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앨범에는 총 열 명 들어갔어요. 허션도 두 곡 참여했고요. 그리고 컨셉츄얼한 앨범이라도 피처링진을 많이 쓴다면 블로우-업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관련된 사람들이 많이 들을 테니까요. 그리고 제가 곡을 들을 때 기준도 피처링이거든요. 한편으로 믹싱, 마스터링을 제가 도맡고 있어서 힘들었어요. 사람들이 각자 쓰는 툴이 다르거든요. 방학 동안 마스터링만 한 것 같아요.




 



#09 2021.03.06


레드 키프에게는 다 계획이 있다.




RED KEEF의 3D 아트워크 포트폴리오




레드 키프님은 통상적인 아티스트분들과 다르게, 철저한 계획 안에서 움직이고 많은 일을 직접 하시는 스타일이시죠. MBTI가 ENTJ인 것도 그렇고. (웃음) 저에게는 세련된 기획자의 모습이 보였거든요.


앞서 말했듯 저는 작업할 때 스토리보드를 무조건 잡고 들어가요. 앨범 단위로 작업하는 게 더 재밌고요. 앨범이 그저 곡 모음집이 되는 건 별로죠. 그래서 유기적인 하나의 작품으로 간주하고 만드는 편이에요. 피처링을 맡길 때도 자세한 설명을 꼭 덧붙여서 보내요.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져야 하니까요. 그래서 믿을 만한 사람들과 항상 작업하는 편입니다.



아트워크부터 믹싱, 마스터링까지 전부 DIY로 해내시는 것을 보면 신기합니다. 욕심이 있는 것과 실제로 행동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거든요.


2년 동안 휴학을 했을 때 레슨과 독학을 병행해서 배웠어요. 그러던 도중 경지에 올랐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제가 믹싱, 마스터링 레슨을 해주기도 하고. (웃음)



앞으로 많은 모습을 보여주실 것 같아요. 플레이어부터 엔지니어, 디자이너까지.


일단 케빈, 030과 듀오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학업과 음악도 병행해야죠. 아직은 음악만 한다는 것이 불확실하니까. 그리고 디자이너로서의 입지도 욕심이 있어요. 음악과 두 개를 다 갖고 갈 계획입니다!




 



#10 2021.03.16


RED KEEF – 0% (Feat. WÉREMA, Sean)







Credit



[ Official Music Video ]


Director

Park Seo Hyun


Assistant

Kim Jung, Kim Sin Young


Staff

Ahn Kyun Bin, Ko Dae Seong, Kim Soo Jeong


D.O.P / Edit

Park Seo Hyun


CG

Kim Jung



[ dia-log ]


Interviewer & Editor

Choi Seung Ryeol


Director

Kim Soo Jeong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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