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다운” 음악을 담아, SAMPLE PACK “DAUN”
“DAUN”은 “We Make Music 2020: Beat Covid-19”에 이어 OPCD에서 새로이 진행하는 샘플팩 프로젝트로, 독자적인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그들”다운” 샘플팩을 제작하는 송캠프를 지원한다. 현 세대 새로운 창작 양식으로 자리 잡은 샘플팩의 제작 지원을 국내에서는 선제적으로 실시해 국내 창작자들에게 양질의 창작 자원을 제공한다.
“DAUN”의 프로듀서 비앙과 베이시스트 누기와 전자음악가 키라라를 이을 3회차 호스트는 DJ이자 프로듀서인 DEEPSH033OWER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감각적인 음악을 선보이는 프로듀서 딥샤워가 작업 동료이자 친구들과 함께 OPCD 이음스튜디오에서 샘플팩 송캠프를 진행했다. 그들의 감각으로 수놓아진 샘플팩의 작업기를 공개한다.
Q. 자기 소개를 해주신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듀서 딥샤워라고 합니다.
Q. 오늘 함께한 세션 분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오늘 세션은 저를 포함해서 6명인데, 저랑 작업 거의 매일 같이 하는 케첩이라는 베이스 전공 친구, 진욱이라고 기타를 전공하고 프로듀서 하는 친구가 있어요. 그리고 현준이라고 유일하게 피아노 세션인 친구랑 박현이라는 친구. 그 친구는 코드를 굉장히 잘 짜고 저도 안 지 얼마 안 됐어요. 그리고 서브 프로듀서로 도겸이 형이랑 같이 왔습니다.
Q. 보통 작업하실 때, 샘플팩을 잘 사용하시는지. 사용하신다면, 어떤 샘플팩을 주로 사용하시는지.
저는 전자음악 프로듀서로 시작해서 예전에는 샘플팩을 잘 안 사용하려는 주의였는데, 이제 저도 음악을 오래 하다 보니 스플라이스(Splice)라는 게 나오더라고요. 원래는 세럼(Serum)이나 매시브(Massive)로 직접 사운드 메이킹 하는 걸 좋아했고, 요즘도 자주 사용하는데, 드럼 같은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스플라이스를 써요.
요즘에는 록 같은 리얼 밴드 사운드에 집중을 많이 하려고 해서 그런 식의 드럼 샘플팩을 더욱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Q. 본인이 전자 음악을 기반으로 팝을 만들려는 시도를 한다고 하셨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전자 음악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로 고려하는 요소가 있다면.
보통의 음악들은 보컬이 메인이잖아요. 근데 저는 보컬보다 노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무드가 굉장히 저한테 큰 위로가 됐었어요. 전자 음악은 보컬이라기보다 편곡, 그러니까 무드가 좀 더 주가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전자음악, EDM은 신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그 안에도 장르가 굉장히 많아서 정말 위로가 되는 음악들도 있어요.
보컬은 가사가 존재하기 때문에 저한테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라면 공감하기 힘들었는데, 무드나 분위기의 경우는 공감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한테는 그게 전자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었고 또 프로듀서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있었어요.
제가 전자음악으로 팝을 만드려고 하는 이유는, 요즘에는 스타 프로듀서들이 많이 생겨났잖아요. 힙합이 주류이고 저도 힙합 좋아하고 만들기도 하고. 그런데 한국에서도 전자음악 잘하는 사람 많거든요. 그런데 그런 친구들이 빛을 못 발하는 게 좀 안타까운 일이어서. 제가 전자 음악을 기반으로 사람들한테 친절하게 들려줄 수 있는 팝을 만든다면 제가 그 친구들한테 희망의 아이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제가 잘 되고 싶어서도 있겠지만, 그런 마음도 가지고 있어요.
Q. 힙합에서 하우스로 하우스에서 최근에는 팝 펑크까지 굉장히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가 있다면.
딱히 큰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이유를 구태여 말하라고 하면 찾을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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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음악 장르는 헤어 스타일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내가 이런 머리스타일 하고 싶다, 요즘은 어떤 머리스타일을 하고 싶다, 이런 것처럼 너무 당연히 바뀌는 거죠. 사실 저는 하우스로 사람들한테 인식이 굉장히 많이 되어 있잖아요. 그때는 그냥 막연하게 하우스가 좋았어요. 왜냐하면 저도 처음 들었던 거라서.
하우스가 굉장히 밝은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살다 보면 힘든 일도 많고 슬플 때도 있고 이런 순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항상 하우스 음악만 만들면 제가 내는 음악이 거짓 같은 거예요. 저는 음악에는 진실하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랑 제일 친하니까.
그러다 보니 특정 장르로 바꿔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마음이 흐르는 대로, 내가 지금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도구가 가장 좋은지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릴 때 좋은 연필로 그릴 수도 있고, 아크릴 물감으로 그릴 수도 있잖아요. 근데 지금은 그냥 팝 펑크가 제일 좋아요. 그냥 신나고 어느 정도 위로도 되고.
Q. 팝 펑크 잼(Jam)이라는 방식이 되게 새로운데 굳이 팝 펑크 잼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다면.
제가 피아노만 조금 칠 수 있고 다른 악기들은 다룰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전자 음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제 주 무기는 사운드 메이킹이나 믹싱 같은 테크니컬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방 안에서 혼자 만드는 식으로 작업을 진짜 많이 했었는데 록은 혼자서는 만들 수가 없단 말이에요. 예를 들어 발라드나 재즈 이런 건 어렵지만 그래도 혼자서 할 수 있어요. 밴드 사운드는 전문적인 세션들이 많이 붙어야만 나올 수 있는 음악이라 팝 펑크 잼 합주를 집에서도 많이 해요. 이 작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음악을 다시 시작할 때만큼 심장이 뛰는 걸 느꼈어요.
이런 것들도 사람들이 보실 수 있잖아요. 록이라고 하면 보통 메탈만 생각하시지만, 합주하면서도 재미있고 충분히 위로도 되고 재미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하시지 않겠느냐는 마음에서 선택했던 것 같아요.
Q. 프로듀서로서의 딥샤워와 합주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의 입장이 다를 것 같은데, 작업 방식에서의 차이점이 있다면.
저는 거의 혼자 만들잖아요. 혼자 만들고 제가 할 수 있는 영역만 하다 보니까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던 것만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인지 혼자 있을 땐 답습하는 느낌이 강해요. 하우스 음악을 많이 만들 때도 있고, 같은 록을 만들더라도 기타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록 발라드 이런 걸 만들 때도 있는데.
합주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는 제가 악기를 크게 다룰 줄 아는 게 없다 보니까 아기가 된 것처럼 만들거든요. 그런데 그게 음악의 근본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가 기타 연주 기법을 정확하게 말하지는 못하잖아요. 입 기타로 ‘따다다- 이렇게 쳐줘'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도 하고. 이 과정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가장 중요한 건 메시지에 더 치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 메시지에 치중을 하려고 하는데, 혼자서 집에서 만들 때는 ‘내가 하는 이 말들이 이렇게 표현되는 게 맞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같이 합주하면서 작업을 할 때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런 음악을 만드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이런 과정에서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좀 더 견고해지는 것 같아요.
Q. 딥샤워의 음악, ‘이것’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이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예전에는 여름만을 생각하면서 음악을 만들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제가 브랜딩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 이름도 딥샤워고 노래도 딥 하우스 만드니까. 근데 요즘은 제가 여러 장르를 시도해보면서 느꼈던 것처럼 제 마음을 따라가려고 하거든요. 지금은 솔직함. 솔직함을 빼면 저는 이제 제 음악은 죽은 거라고 믿어서 그런 것 같아요.
Q. DAUN의 공식 질문! 딥샤워 “다운”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팝 펑크도 막 외롭거나 슬프거나 그렇다고 막 신나지 않거든요. 저는 예전부터 중간 경계의 텐션인 음악을 좋아했어요. 슬플 때의 음악, 신날 때 음악, 이러면 머릿속에 추상적으로 음악들이 떠오르잖아요. 사랑 노래, 이별 노래 이런 것처럼. 그런데 저는 사람이 항상 24시간 슬프거나 24시간 좋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평범한데?’ 이게 더 비중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제 음악이 그렇게 평범한 것 같지 않지만, 저는 그런 평범한 상태에서의 제 음악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평범할 때 들을 수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 그게 저다운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Q. 오늘 작업하신 샘플팩에 이름을 붙여본다면.
제가 예전에 이제 소프(Soap)라는 클럽에서 ‘딥샤워 앤 프렌즈’라는 파티를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저는 친구들이랑 뭔가를 하는 걸 많이 좋아해요. 그래서 크루도 좋아하고. 사실 오늘 OPCD에서 같이 작업한 친구들이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지 매일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이어서. 그때 그 브랜드 파티 이름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딥샤워 앤 프렌즈라고 하겠습니다.
Q. 샘플팩을 어떻게 활용했으면 좋겠는지.
요즘에 음악을 만들면서 디깅을 굉장히 많이 해요. 음악 많이 듣는 게 일이니까. 그런데 요즘에는 기타가 없는 음악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사람들이 전자음도 질리고 하다 보니까.
어쩌다 보니 계속 팝 펑크 얘기를 하게 되는데 팝 펑크 샘플 팩이 별로 없어요. 저는 그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르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좀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밴드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한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Credit
Musician DEEPSHOWER
3D Designer MOON SEUNG HYEON
OPCD
Director KIM KANGHOON
Designer SHIN HYERI, JANG DAVIN
Photographer CHOI TAE WON
Video Director CHOI KANGHOON
A&R CHOI HARIM, KIM MIN SEONG, JEONG JIUN, KIM SUNGBIN, NA SOBIN, OH JEWON